[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이미 비뇨의학 분야는 연성내시경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국내에 아무도 관심이 없던 시절 홀로 그 분야를 열었듯 이제는 국내 기업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최소침습 수술이 대세로 굳어지면서 비뇨의학에서도 내시경적 수술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연성내시경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패러다임 또한 전환되고 있는 것이 사실.
이미 요로결석분야에서도 연성내시경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케이스조차 드물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대적인 변화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서울대 의과대학 비뇨의학과 조성용 교수가 있다. 국내에 연성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들여오고 케이스를 쌓아간지 10여년. 마침내 그가 예상하던 시대가 열렸다.
조성용 AUSET 학회장은 연성내시경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리더쉽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에 맞춰 그는 아시아 내비뇨기&테크놀로지학회(Asian Urological Society of Endoluminal&Technology, AUSET) 회장이 되고 내비뇨기&테크놀로지 심포지엄(Endoluminal & Technology Symposium, ETS)을 열며 학술발전을 이끌고 있다.
그렇다면 그가 내다보는 연성내시경의 미래와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어떨까. 그는 여전히 풀어가야할 문제가 많다는 말로 요약했다.
"연성내시경을 2011년도에 시작했는데 정말 외로웠어요. 배울 곳도 없고 물어볼 선배도 없었죠. 미국과 유럽학회가서 겨우겨우 배워서 우리나라에 들어왔죠. 그렇게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혼자 수술하고 혼자 논문쓰고 하면서 겨우 여기까지 왔어요. 이제서야 동료들이 생긴 셈이죠."
실제로 그는 2011년 국내에서 연성내시경 수술을 시작한 이래 국내 학자로는 처음으로 이에 대한 논문을 냈다.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서도 거의 없던 사례다. 그렇게 그는 국내에 연성내시경 수술을 정착시키며 한국 대표로 국제학회에서 180회 넘는 강의를 진행하며 선구자로서 자리를 잡아왔다.
조성용 회장은 "여전히 미국과 유럽에 비해 아시아에서는 정말 연성내시경 수술을 잘하는 사람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그렇다면 적어도 제대로 하는 사람들끼리라도 모여서 우리끼리라도 네트워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AUSET학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학회가 자리를 잡으면서 2018년 ETS 심포지엄을 열었고 이제는 아시아에서 해외 참석자만 260여명이 참여하는 진정한 국제학회가 됐다"며 "마침내 아시아에서도 지견을 공유하고 새로운 기술과 기기를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진행된 ETS 심포지엄에는 일본과 대만, 태국, 싱가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연성내시경을 하는 전문가들 수백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이제는 나아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대만, 싱가폴의 학회들과 협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는 셈이다.
조 회장은 "국제학회 등에서 연결된 학자들간의 모임에서 시작해 이제는 완연한 국제학회로 자리를 잡았고 나아가 아시아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구심점이 됐다"며 "적어도 비뇨 내시경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리더쉽을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에 맞춰 그는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있다. 아시아 네트워크가 형성된 만큼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세계로 나아가는 장을 만들어보겠다는 목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가 의료기기의 볼모지에 가까울 만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점에서 학회를 통해 이를 알리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조성용 회장은 "비뇨의학 분야만 한정해서 봐도 글로벌 대기업들에 밀려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기업들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아예 소개할 자리조차 없었고 실제 사용자들을 만나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AUSET학회와 ETS 심포지엄을 우리가 주도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기업들의 제품을 소개하고 적어도 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학자들만이라도 이를 써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ETS 심포지엄에도 국내 기업들에게 이러한 기회를 열어줬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국산 의료기기가 글로벌로 나가기 위해서는 의사, 학회와의 코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략적 관점에서의 잘못된 접근으로 제대로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
조 회장은 "이미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왔고 의학자들의 수준도 이미 세계에서 손꼽힌다"며 "하지만 국산 의료기기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던 이유는 단순히 가격경쟁력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차차기 라인업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들의 제품을 조금씩 개량한 뒤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 사실"이라며 "최소한 2~3년 뒤에 나올 제품을 개발해야지 벤치마킹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가 이번 ETS 심포지엄에 다인메디컬그룹이 개발한 1회용 연성내시경 '우르스(URUS)'를 소개한 것도 같은 이유다. 현존하는 제품 중에서 최소 2년 이상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빠르게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서다.
조성용 회장은 "다인메디컬그룹이 내놓은 1회용 연성내시경은 현재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대기업들의 제품과 견줘봐도 2년은 기술력에서 앞서있다"며 "이런 제품들을 적극적으로 의사들이 써주면서 그들이 2년 후 다음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 경쟁력있는 제품이 없으면 글로벌 기업들에게 휘둘리게 되고 말 그대로 비싼값에 항의조차 못하는 호구가 되기 일쑤"라며 "기술력은 있지만 우왕좌왕하거나 제대로 판로를 열지 못해 헤매는 기업들에게 재능기부 차원에서라도 국내 의료진들과 학회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국내 기업들 또한 적극적으로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시작부터 제대로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제품을 벤치마킹하거나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는 방식으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조 회장은 "사용적합성 평가를 진행해봐도 국내 기업들은 의료진의 비판적 목소리를 피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심지어 현장에 오지 않는 경영진도 많다"며 "의료진의 적나라한 평가만큼 약이 되는 것이 없는데 거슬린다는 이유로 피드백을 듣지 않으려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이렇게되면 실제 의사들은 쓰지도 않을 쓸데없는 하이테크 의료기기가 나오게 되는 것"이라며 "시작부터 의료진과 부딪혀가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받는 노력이 필요하고 의사와 학회도 이같은 노력에 화답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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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초대석]아시아 내비뇨기&테크놀로지학회 조성용 회장
ETS 심포지엄 통해 국내 기업 알리미 자청…"동반 의식 가져야"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이미 비뇨의학 분야는 연성내시경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국내에 아무도 관심이 없던 시절 홀로 그 분야를 열었듯 이제는 국내 기업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최소침습 수술이 대세로 굳어지면서 비뇨의학에서도 내시경적 수술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연성내시경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패러다임 또한 전환되고 있는 것이 사실.
이미 요로결석분야에서도 연성내시경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케이스조차 드물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대적인 변화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서울대 의과대학 비뇨의학과 조성용 교수가 있다. 국내에 연성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들여오고 케이스를 쌓아간지 10여년. 마침내 그가 예상하던 시대가 열렸다.
조성용 AUSET 학회장은 연성내시경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리더쉽을 갖췄다고 평가했다.이에 맞춰 그는 아시아 내비뇨기&테크놀로지학회(Asian Urological Society of Endoluminal&Technology, AUSET) 회장이 되고 내비뇨기&테크놀로지 심포지엄(Endoluminal & Technology Symposium, ETS)을 열며 학술발전을 이끌고 있다.
그렇다면 그가 내다보는 연성내시경의 미래와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어떨까. 그는 여전히 풀어가야할 문제가 많다는 말로 요약했다.
"연성내시경을 2011년도에 시작했는데 정말 외로웠어요. 배울 곳도 없고 물어볼 선배도 없었죠. 미국과 유럽학회가서 겨우겨우 배워서 우리나라에 들어왔죠. 그렇게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혼자 수술하고 혼자 논문쓰고 하면서 겨우 여기까지 왔어요. 이제서야 동료들이 생긴 셈이죠."
실제로 그는 2011년 국내에서 연성내시경 수술을 시작한 이래 국내 학자로는 처음으로 이에 대한 논문을 냈다.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서도 거의 없던 사례다. 그렇게 그는 국내에 연성내시경 수술을 정착시키며 한국 대표로 국제학회에서 180회 넘는 강의를 진행하며 선구자로서 자리를 잡아왔다.
조성용 회장은 "여전히 미국과 유럽에 비해 아시아에서는 정말 연성내시경 수술을 잘하는 사람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그렇다면 적어도 제대로 하는 사람들끼리라도 모여서 우리끼리라도 네트워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AUSET학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학회가 자리를 잡으면서 2018년 ETS 심포지엄을 열었고 이제는 아시아에서 해외 참석자만 260여명이 참여하는 진정한 국제학회가 됐다"며 "마침내 아시아에서도 지견을 공유하고 새로운 기술과 기기를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진행된 ETS 심포지엄에는 일본과 대만, 태국, 싱가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연성내시경을 하는 전문가들 수백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이제는 나아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대만, 싱가폴의 학회들과 협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는 셈이다.
조 회장은 "국제학회 등에서 연결된 학자들간의 모임에서 시작해 이제는 완연한 국제학회로 자리를 잡았고 나아가 아시아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구심점이 됐다"며 "적어도 비뇨 내시경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리더쉽을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에 맞춰 그는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있다. 아시아 네트워크가 형성된 만큼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세계로 나아가는 장을 만들어보겠다는 목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가 의료기기의 볼모지에 가까울 만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점에서 학회를 통해 이를 알리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조성용 회장은 "비뇨의학 분야만 한정해서 봐도 글로벌 대기업들에 밀려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기업들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아예 소개할 자리조차 없었고 실제 사용자들을 만나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AUSET학회와 ETS 심포지엄을 우리가 주도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기업들의 제품을 소개하고 적어도 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학자들만이라도 이를 써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ETS 심포지엄에도 국내 기업들에게 이러한 기회를 열어줬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국산 의료기기가 글로벌로 나가기 위해서는 의사, 학회와의 코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특히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략적 관점에서의 잘못된 접근으로 제대로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
조 회장은 "이미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왔고 의학자들의 수준도 이미 세계에서 손꼽힌다"며 "하지만 국산 의료기기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던 이유는 단순히 가격경쟁력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차차기 라인업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들의 제품을 조금씩 개량한 뒤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 사실"이라며 "최소한 2~3년 뒤에 나올 제품을 개발해야지 벤치마킹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가 이번 ETS 심포지엄에 다인메디컬그룹이 개발한 1회용 연성내시경 '우르스(URUS)'를 소개한 것도 같은 이유다. 현존하는 제품 중에서 최소 2년 이상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빠르게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서다.
조성용 회장은 "다인메디컬그룹이 내놓은 1회용 연성내시경은 현재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대기업들의 제품과 견줘봐도 2년은 기술력에서 앞서있다"며 "이런 제품들을 적극적으로 의사들이 써주면서 그들이 2년 후 다음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 경쟁력있는 제품이 없으면 글로벌 기업들에게 휘둘리게 되고 말 그대로 비싼값에 항의조차 못하는 호구가 되기 일쑤"라며 "기술력은 있지만 우왕좌왕하거나 제대로 판로를 열지 못해 헤매는 기업들에게 재능기부 차원에서라도 국내 의료진들과 학회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국내 기업들 또한 적극적으로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시작부터 제대로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제품을 벤치마킹하거나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는 방식으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조 회장은 "사용적합성 평가를 진행해봐도 국내 기업들은 의료진의 비판적 목소리를 피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심지어 현장에 오지 않는 경영진도 많다"며 "의료진의 적나라한 평가만큼 약이 되는 것이 없는데 거슬린다는 이유로 피드백을 듣지 않으려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이렇게되면 실제 의사들은 쓰지도 않을 쓸데없는 하이테크 의료기기가 나오게 되는 것"이라며 "시작부터 의료진과 부딪혀가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받는 노력이 필요하고 의사와 학회도 이같은 노력에 화답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